아기돼지 삼형제 친환경 에너지타운 편 #1 "얘들아. 너희들도 이제 다 컸으니, 집을 떠나 살아 보렴!" 어느 날 엄마가 아기돼지 삼형제에게 말했어요. 그 말에 아기돼지 삼형제는 각각 자신이 갈 곳을 정해 떠나기로 했어요. "나는 외국으로 갈 거야~ 그 곳에서 멋진 집을 짓고 살아볼래." "그럼, 나는 큰 도시로 갈 거야~ 높은 아파트에서 살고 싶어." 첫째에 이어 둘째도 자신있게 말했어요. 하지만 셋째는 가만히 고개를 갸웃거리기만 했어요. 그러자 엄마가 물었어요. "셋째는 어떤 곳에 가서 집을 짓고 살고 싶니?" #2 "저는 저 산 너머에 있는 사자바위 마을에 가서 살겠어요."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첫째가 비웃으며 말했어요. "푸하하! 하수처리장과 가축분뇨처리장이 들어선 그 마을 말이야? 지저분하고 냄새도 심해 그 마을 사람들도 이사를 간다는데? 엄마도 고개를 갸웃거렸지만, 셋째는 빙긋이 웃기만 했어요. 이윽고 셋은 모두 각자의 길을 떠났어요. #3 첫째는 바다를 건너 낯선 사람들이 사는 땅에 자리를 잡았어요. 하지만 처음부터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. 말이 통하지 않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웠고, 그 때문에 집은커녕 먹을 것도 제때 먹지 못하는 날이 많았답니다. 그리고 옛날에 지어진 근처 하수처리장에서 풍겨오는 냄새도 만만치 않았어요~ #4 큰 도시로 떠난 둘째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어요. "휴우!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도시는 집값이 정말 비싸구나!" 둘째는 다행히 일자리는 구했지만, 1~2년 번 돈으로는 멋진 집은커녕 허름한 방 한칸도 구할 수가 없었어요. 좋은 집은 전세값도 비싸서 가파른 언덕 위 쪽방에 겨우 월세를 내고 살아야 했답니다. 뿐만 아니라 큰 도시는 전력 소비가 많아 툭하면 전기가 끊어지는 등 과부하로 인한 정전이 수시로 발생했어요~ #5 그 때문에 첫째와 둘째는 엄마에게 울면서 편지를 쓰곤 했어요. "엄마, 조금만 도와주세요. 너무 힘들어요." 하지만 셋째는 언제든지 놀러오라며 자신만만했지요. 이상한 생각이 든 두 형제는 셋째가 사는 마을을 방문하기로 했어요. 그런데 첫째와 둘째는 마을 입구에서부터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어요. '친환경에너지타운'이라고 쓴 커다란 안내판이 무슨 관광지에 들어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. 기피·혐오시설이 있어 냄새가 나고 지저분할 줄 알았던 마을은 무척 깔끔한데다, 알록달록 예쁘고 향긋한 꽃이 활짝 피어있는 꽃길도 있었어요~ #6 "어휴!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? 여기에 정말 가축분뇨처리장과 하수처리장이 있는 게 맞아?" "맞아요. 처음에는 사람들이 그런 시설이 들어선다고 반대했지만, 깨끗하게 마을을 가꾸어 지금은 오히려 더 살기 좋은 곳이 되었는걸요?" 첫째의 말에 셋째는 웃으면서 대답했어요. 첫째와 둘째는 어안이 벙벙했지요~ #7 그러자 셋째가 한마디 더 했어요. "지금은 가축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에서 바이오 가스를 생산해 연료비를 줄이고 있어요. 그 뿐인 줄 아세요? 바이오 가스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퇴비와 액비를 만들어 팔아 돈도 많이 벌고 있지요." "그, 그게 정말이야?" "정말이고말고요. 보세요~ 우리 마을 사람들이 새 집을 짓고, 집 주변을 관광단지처럼 꾸밀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그 덕분인 걸요?" "그, 그럼 혹시 우리도 이쪽으로 이사와도 될까?" "하하하! 그럼요! 그렇지 않아도 벌써 1년 사이에 수십 가구가 이 곳으로 이사를 왔는걸요?" 둘째가 조심스럽게 던진 말에 셋째는 크게 웃으며 대답했어요. #8 그로부터 얼마 후, 첫째와 둘째는 엄마를 모시고 친환경에너지타운으로 이사를 왔어요. 엄마와 아기돼지 삼형제는 예전처럼 한집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.